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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실리콘밸리] 오스카의 넷플릭스 견제? '아이리시맨' 수상 실패의 의미

홍보비 1000억 투자한 넷플릭스, 후보 오른 24개 부문서 2개만 수상

2020.02.17(Mon) 14:00:26

[비즈한국] 한국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했습니다. 가장 큰 상이라는 ‘작품상’은 물론,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각본상’까지, ‘해외 영화’로서 받을 수 있는 큰 상을 모두 수상한 경사였지요.

 

마틴 스코세지(왼쪽) 감독의 넷플릭스 데뷔작 ‘아이리시맨’​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SNS

 

기생충 오스카 수상을 위해 대략 100억 원 정도의 홍보비가 소비되었다고 합니다. 한편 넷플릭스가 투자‧배급한 작품은 무려 24개 부문에서 후보로 올랐지만 단 2개 부문에서 수상 실적을 내며 씁쓸한 하루를 보냈지요. 넷플릭스가 이번 오스카 시즌에 투입한 홍보비는 1000억 원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왜 이렇게 큰 투자를 한 걸까요? 그리고, 왜 실패한 걸까요?​

 

‘기생충’의 오스카 작품상 수상을 다룬 워싱턴 포스트의 뉴스 영상.

 

2019년 오스카에서는 외국어 영화 중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가 가장 큰 영광을 거머쥐었습니다. 감독상과 외국어영화상 2관왕을 차지했지요. 멕시코에서 일어난 두 여성의 이야기를 스페인어로 담은 영화입니다. 대중적인 안배도 거의 없는, 알폰소 쿠아론의 가장 개인적인 영화였습니다. 이런 개인적인 영화가 투자를 받을 수 있던 건 역시 넷플릭스가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 트레일러 영상.

 

올해 넷플릭스는 거장 마틴 스콜세지의 대작 ‘아이리시맨’으로 오스카에 도전했습니다. 10개 부분 후보에 올라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와 함께 오스카에서 가장 주목받는 후보로 지목되었습니다.

 

거장을 데려오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넷플릭스가 영화업계에서 인정받기 위해서지요. 업계에서 신용과 명성을 가진 감독의 작품이지만 예산을 받기 어려운 프로젝트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거지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또한 넷플릭스와 함께 ‘옥자’를 제작했던 적이 있었듯 말이죠.

 

넷플릭스는 다른 영화사에 비해 오스카에 홍보할 요인이 더 있습니다. 마케팅입니다. 다른 영화사에 오스카 수상은 추가 비용입니다. 이미 영화관에서 상영을 마친 작품일테니까요. 하지만 넷플릭스에 오스카 수상은 직접적으로 흥행에 도움이 됩니다. 지금도 수상작이 넷플릭스에서 계속 상영중이니까요.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 ‘아이리시맨’ 트레일러 영상. 올해 넷플릭스가 가장 기대했던 영화지만 오스카에서 무관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넷플릭스는 수상에 실패했습니다. 두 개 부문 수상도 아쉽지만, 최대 기대작이던 ‘아이리시맨’이 무관(無冠)에 그친 것도 아쉬웠지요. 오스카 회원들은 넷플릭스가 영화업계를 교란한다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 대신 외국어 영화에 본상을 주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그 상징이 바로 ‘기생충’이었습니다.

 

오스카도 사람이 투표하는 영화제입니다. 당연히 영화가 좋아야 하지만, 수상에는 분위기와 환경이 필요합니다. 외국에 문을 닫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기조와 가장 잘 부딪치는 영화가 '기생충'이었다는 평도 있습니다. 제작진의 의도야 어쨌든 트럼프를 지지하는 백인 남성들이 열광한다고 알려진 영화 ‘기생충’. 와인스타인의 감독이었던 타란티노가 과거의 미국을 추억하는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그리고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통해 영화관 시장을 위협하는 ‘아이리시맨’ 등이 경쟁자였기에 오스카가 기생충을 선택한 면도 있는 셈이지요.

 

하지만 기생충과 같은 영화는 자주 나오지 않습니다. 오스카는 언제까지 넷플릭스의 영화를 무시할 수 있을까요? 넷플릭스는 단편 수익에 목 매지 않고 전체 생태계를 봅니다. 그래서 ‘로마’나 ‘옥자’ 혹은 ‘아이리시맨’과 같은 도전적인 영화에 과감히 투자할 수 있습니다. 오스카에서 최초로 작품상을 받는 넷플릭스 영화가 무엇이 될지도 예상해봄직 합니다. 영화계와 플랫폼이 충돌하는 한 단면을 보여주는 넷플릭스의 영화 ‘아이리시맨’의 오스카 수상 실패였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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