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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DB형 퇴직연금 계열사 운용 비중 60% 초과 '괜찮을까'

공정경쟁 저해 우려…삼성생명 "기준 따라 달라, 자산운용 기준 50% 미만"

2020.02.10(Mon) 16:08:35

[비즈한국] 삼성생명이 운용하는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의 계열사 비중이 60%를 웃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계열 비중이 60%를 웃도는 생명보험사는 삼성생명이 유일하다. 특히 전년 대비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공정거래 원칙에 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2019년 12월 말 기준 23조 3790억 원의 DB형 퇴직연금 운용 적립액을 보유 중이다. 이 중 자기계열사 적립액은 14조 7559억 원 규모로 전체 적립액의 61.7% 수준이다. 전년 말(58.7%) 대비 3%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삼성생명이 운용하는 퇴직연금 적립액 가운데 계열사 비중이 6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서는 다른 근로자의 선택을 제한한다는 지적과 공정 경쟁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동시에 제기된다.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생명 빌딩. 사진=최준필 기자

 

퇴직연금제도는 기업이 근로자의 노후소득보장과 생활안정을 위해 근로자의 퇴직금을 외부의 금융기관에 적립해 기업 또는 근로자의 지시에 따라 운용하고, 이후 근로자가 퇴직하면 연금 또는 일시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퇴직연금제도(표 참조)에는 확정기여형(DC형), 개인퇴직연금(IRP형)이 있지만 전체 적립액 60% 이상은 확정급여형인 DB형이다.

 

생보업계에서는 최근 수년간 계열사 퇴직연금 운용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기업집단의 생보사가 계열사 물량에 의존하면 다른 생보사의 퇴직연금 운용 기회를 박탈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계열사 퇴직연금 적립액 규모가 되레 증가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이와 관련해 “대기업집단의 금융사가 계열사와 퇴직연금 계약을 맺어 운용하는 것은 금융소비자(근로자)의 선택을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수익율이 낮거나 수수료율이 높아도 계열회사라는 이유로 계약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적절한 제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근로자 입장에서도 계열사라는 이유로 수수료율이 높아도​ 계열 금융사에 퇴직연금 운용을 맡겨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 같은 이유로 2014년 생보업계는 2015년까지 퇴직연금 적립액 중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을 50% 미만으로 관리하자고 합의했다.

 

실제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운용 수수료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수수료율은 지난해 말 기준 0.66%로 푸본현대생명(0.68%)을 제외하면 조사대상 생보사 가운데 최고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다른 생보사 수수료율을 살펴보면 한화생명 0.52%, 흥국생명 0.45%, 교보생명 0.61%, 미래에셋생명 0.42%, KDB생명 0.54%, DB생명 0.5%, 동양생명 0.45%, 신한생명 0.44%, IBK연금보험 0.49% 등이다.

 

생명보험업계는 운용 퇴직연금 계열사 적립액 비중을 낮추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율협약을 맺었다. 그럼에도 삼성생명의 계열사 적립액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표=생명보험협회

 

삼성생명 관계자는 “생보협회에 공시된 자기계열사 적립금액은 보조적인 도움을 주는 운용관리 기준이다. 자산 관리 기준 자기계열사 적립액 비중은 50%를 밑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계열회사의 퇴직연금 비중을 낮추자는 취지와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퇴직연금 계열사 비중이 높은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되기 때문인데, 운용 기준 퇴직연금 규모를 여기서 제외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면서 ​“​계열사와 삼성생명의 계약이 얼마나 합리적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수수료율이 높은 것과 관련해서는 “고객사 입장에서 다른 보험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삼성생명을 선택한 것이지, 계열사이기에 퇴직연금을 삼성생명에 맡긴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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