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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현장] ③ TV의 진화는 멈추지 않는다

8K 시대 성큼, OLED만큼 얇은 미니 LED 현실적 대안…반도체·센서 기술 발전이 혁신 주도

2020.01.10(Fri) 13:15:32

[비즈한국] CES의 터줏대감 같은 주제가 바로 TV다. CES에 얼마나 많은 제품이 나오느냐에 따라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의 대중화가 얼마나 다가왔는지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 단연코 올해 주제는 8K 디스플레이였다.

 

#8K 디스플레이의 대중화

 

8K 디스플레이 패널은 거의 모든 TV 제조사가 내놓았다. 최근 삼성-LG 간 논란이 되고 있는 화질 문제는 CES까지 따라오진 않았다. 대신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외에도 중국의 TCL, 하이센스를 비롯한 사실상 모든 기업이 8K TV를 내놓았다. 아직 전송 규격이 확정되지도 않았고 콘텐츠 제작 환경도 갖춰지지 않았지만 적어도 디스플레이는 대중화 단계가 머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8K 디스플레이는 이제 가능성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왔다. 사진=최호섭 제공

 

OLED와 LCD에 대한 해묵은 논쟁도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아직 LCD의 시대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TCL은 소형화된 미니 LED 소자를 LCD 패널 뒤편에 촘촘히 심어서 두께를 줄이고, 큼직한 백라이트 때문에 검은색 표현이 어렵던 블루밍 문제를 해결한 TV를 공개했다. OLED처럼 두께도 획기적으로 얇다.

 

이는 TCL만의 독자적인 기술은 아니지만 지금 상황에서 현실적인 해결 방법으로 꼽히는 디스플레이기도 하다. 절대적인 화질을 가졌지만 비싸고 화소가 타는 번인 문제가 있는 OLED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대중 브랜드인 TCL이 이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는 것은 이 형태의 TV, 혹은 모니터도 시장에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미다.

 

TCL은 OLED만큼 얇은 LCD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LCD의 진화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사진=최호섭 제공

 

세로 디스플레이도 큰 관심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마치 스마트폰을 쥐는 것처럼 TV를 세로로 세워 볼 수 있는 ‘세로’를 내놓았다. 스마트폰의 콘텐츠를 TV로 옮겨서 본다는 개념을 중심으로 만든 제품이다. 사실 기술적으로 놀랄 만한 요소는 없고, 여러 중국 기업들도 화면을 세로로 세우는 콘셉트를 공개했지만 결국 이 디스플레이가 차별점을 갖게 되는 것은 필요성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더 프레임’이나 ‘더 세리프’처럼 인테리어를 중심으로, 또 명화를 담는 액자라는 콘텐츠 개념을 담은 디스플레이는 흥미롭다.

 

디스플레이의 기술은 계속 발전하겠지만 적어도 화질을 통해 시장을 자극하는 것은 8K가 마지막 임계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경험과 콘텐츠임을 TV 시장도 점차 깨달아가는 듯하다. 소니가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아이맥스의 새 포맷을 주제로 별도의 전시관을 만든 것도 결국 해상도 너머의 시대를 준비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도체와 센서의 시대

 

가전의 변화를 이끄는 근본적인 기술은 반도체와 센서에 있다. 평판TV도 반도체 기술로 만드는 것이고, 이를 제어하는 콘트롤러도 반도체다. 소니의 X1, LG전자의 알파9처럼 디스플레이 콘트롤러용 프로세서가 브랜딩 될 때도 결국 패널과 입력 신호의 한계 안에서 최적의 화면을 만들어 차별점을 만들어내는 것은 다시 반도체의 역할임을 알 수 있다.

 

여전히 CES에서 가장 흥미로운 반도체는 차량용 칩이다. 인텔의 모빌아이, 퀄컴의 스냅드래곤 라이드 등 차량용 자율주행, 주행 보조 장치를 제어하는 프로세서들은 여전히 자동차들이 전시된 노스 홀의 중심에 자리를 잡았다. 눈에 띄는 것은 이 기업들이 내놓은 기술들 중 하나가 센서가 만들어주는 정보를 고도화하는 데에 있다는 점이다.

 

모빌아이는 차량에 달려 있는 카메라로 입력되는 영상 정보를 여섯 가지 방법으로 해석하고 이를 풀어내, 라이다가 만들어내는 정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주변 인식 솔루션을 공개했다. 라이다는 자율주행 차량의 가장 중요한 입력장치지만 값이 비싸고, 밖으로 드러나면서도 크기도 커서 자율주행 차량 기술의 핵심이자 걸림돌이 되는 장치다. 이를 소형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모빌아이는 카메라와 반도체 처리 능력, 머신러닝 등으로 필요한 데이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한 셈이다.

 

소니는 콘셉트 자동차를 공개해 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자동차 그 자체보다 그 안에 들어가는 센서의 개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사진=최호섭 제공

 

반면 소니는 차량용 센서를 고도화하는 고민을 결과물로 보여주었다. 이미 소니는 차량용 카메라 시장의 절대 강자다. 주변 밝기나 날씨 등 방해가 되는 어떤 상황에서도 사물의 정보를 정확히 읽어들이는 것은 소니가 가장 잘하는 일이었다. 소니는 여기에 ToF, 라이다, 레이더 등을 비롯해 차량에 필요한 33가지 센서를 넣은 콘셉트 차량을 공개했다.

 

이는 소니가 자동차 비즈니스 경쟁에 뛰어든다는 의미는 아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자율주행, 주행 보조 장치를 위한 센서들을 브랜드로 보여주기 위한 레퍼런스 성격이 다분하다. 다만 콘셉트라고 해도 껍데기로 보면 곤란하다. 소니는 실제 유명 차량 디자인 업체에 설계를 맡겼다. 이는 그저 잘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실제 차량 설계를 고려하면서 전장과 센서가 어우러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그 밖에 눈길을 사로잡은 것들

 

파나소닉이 선보인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 사진=최호섭 제공

 

무선 이어폰: 무선 이어폰은 직접 관심받는 분야는 아니었지만 거의 모든 오디오 브랜드들이 자그마한 블루투스 이어폰을 전시했다. 블루투스는 음악에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에어팟 등장 이후 가장 활발하게 성장하는 분야다. 특별히 눈길을 끄는 제품은 없어도 무선 이어폰이 대중화되고 있다는 것은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화웨이가 만든 폴더블 스마트폰. 사진=최호섭 제공

 

화웨이의 등장: 화웨이는 이번에 특별한 이벤트는 열지 않았다. 계속되는 미국과의  규제 갈등 때문이다. 하지만 화웨이는 CES에 참가해서 5G를 비롯해 스마트폰 신제품과 반도체를 소개했고, 큰 관심을 받았던 폴더블 스마트폰도 시연했다.​

 

갤럭시 업사이클링 키트. 사진=최호섭 제공

 

갤럭시 업사이클링: 삼성전자는 전시관 한쪽에 ‘갤럭시 업사이클링’이라는 주제로 작은 공간을 할애했다. 오래된 갤럭시 스마트폰이 다른 분야에 재활용돼 충분히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키트를 개발한다는 내용으로 헬스케어와 사물인터넷 교육이 예로 소개됐다. 낡은 스마트폰의 업사이클은 컴퓨팅 관점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아마존 알렉사 생태계는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사진=최호섭 제공

 

아마존 알렉사: 아마존이 CES에 부스를 연 것은 그리 새로운 일은 아니다. 거의 모든 가전, 그리고 자동차 브랜드가 아마존과 손잡고 알렉사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가전이 모여 있는 전시관에 ​부스를 ​두었는데, 이번에는 자동차들이 모여 있는 전시관에 자리를 잡았다. 아마존은 다양한 차량용 알렉사 장치와 서비스를 소개했고, 부스는 제대로 취재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최호섭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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