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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사태 겪고도 '바이오주'는 여전히 코스닥 아이돌

암과 피부질환에 주력 기업 다수…신약 개발 잠재성 내세우는 '환상'은 주의해야

2019.12.27(Fri) 11:08:51

[비즈한국] 바이오산업에 대한 시장의 믿음은 올해도 꺾이지 않았다.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주’ 사태를 비롯해 신라젠 ‘펙사벡’, 헬릭스미스 ‘엔젠시스’, 메지온 ‘유데나필’이 임상에 차질을 빚는 등 극심한 악재에도 신약 도전장을 내민 많은 기업들이 주식 시장에 안착했다.

 

26일 기준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기업인수목적회사 제외)은 총 78곳이며 이 중 바이오 기업은 17개로 집계됐다. 특히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 22곳 중 12곳이 바이오 기업이었다. 이는 정부의 바이오산업 육성책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올해 첨단 바이오 의약품의 허가를 용이하게 하는 ‘첨단바이오법’을 통과시켰고 2025년까지 연간 4조 원을 바이오산업에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올해도 코스닥시장에 새로운 바이오 기업이 속속 등장했다. 26일 기준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기업인수목적회사 제외) 78곳 가운데 바이오 기업은 17곳이다.


코스닥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 새내기 바이오 기업 중 다수 기업은 ‘암’을 타깃 질환으로 삼고 신약을 개발하거나 공급 중이다. 12월 26일 신규 상장한 천랩은 간암과 대장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가진 메드팩토와 폐암 표적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역시 각각 19일과 20일 상장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1983년 이후 36년간 한국인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지난해 인구 10만 명당 사망률은 폐암, 간암, 대장암 순으로 높았다.

 

피부질환에 관심이 있는 기업도 잇따라 신규 상장했다. 지난 11월에는 주름 개선용 더마코스메틱 제품에 주력하는 라파스, 히알루론산 필러를 주로 생산하는 제테마가 코스닥에 입성했다. 올해 ‘이익 미실현 특례상장(테슬라)’​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한 회사는 제테마와 라파스, 두 곳뿐이다. 지난해 2월 카페24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이익 미실현 특례상장은 당장 이익이 없더라도 일정 수준의 시가총액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은 상장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올해 새로 코스닥에 진출한 바이오 기업 중에는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 6곳으로 가장 많았고, AI(인공지능)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도 두 곳 있었다. 지난 11일에 상장한 제이엘케이인스펙션은 AI 기반 건강검진용 뇌 노화 측정 의료기기를, 17일에 상장한 신테카바이오는 AI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지는 가운데 체외진단 의료기기 업체 두 곳도 코스닥 시장에 진입했다. 혈액으로 알레르기를 진단하는 키트를 상용화한 수젠텍과 대장암 진단 키트 ‘얼리텍 대장암 검사’를 개발한 지노믹트리다.

 

​​​바이오 기업의​ 기술특례상장 편중 현상도 계속 이어졌다. 17개 바이오 기업 중 14곳이 당장의 실적보다 미래 기술의 성장 잠재력을 내세워 상장에 골인했다. 2005년에 도입된 기술특례상장제도는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2개 전문평가기관에서 A등급과 BBB등급 이상의 기술성 평가등급을 받으면 추후 절차를 거쳐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다. 전문평가기관은 주로 기술의 완성도·기술의 경쟁우위도·​기술인력 수준·​기술제품의 시장규모 등을 따진다.

 

바이오 기업은 기술특례상장으로 주식시장에 활발히 진입했다. 17개 바이오 기업 중 14곳이 당장의 실적보다도 미래 기술의 성장 잠재력을 내세우며 상장 절차를 밟았다. 지난 4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충청북도가 공동주최한 ‘바이오코리아 2019’에서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최준필 기자


기술특례상장은 바이오 기업이 자본금을 조달할 수 있는 단골 창구가 되어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까지 기술특례기업은 총 74곳인데 이 중 바이오 기업이 55개다. 다만 지난해 16개 바이오 기업이 기술특례상장으로 신규 상장한 데 비해 올해는 두 기업이 줄었다. 황주리 한국바이오협회 팀장은 “특례상장을 금융감독위원회에서 좀 더 매섭게 심사한다고 밝힌 점 때문에 줄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 외국처럼 상장 이외에 다양한 엑시트(Exit) 방식이 고려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바이오 기업의 코스닥 시장 진출은 활발했지만 기업이 신약 개발 잠재성을 내세우며 환상을 심어주는 점은 주의해야 할 요소다. 특히 올해 논란을 일으켰던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나 신라젠의 펙사벡이 기술성 평가 당시 가장 높은 등급인 AA등급을 받은 바 있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바이오 기업은 추후 임상시험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특히 파이프라인이 1개밖에 없는 기업은 극심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올해 신규 상장한 바이오 기업들에서 공모가 대비 눈에 띄는 실적을 내는 곳은 아직 드물다. 유전자 치료제 전문업체인 셀리드는 공모가는 3만 3000원이었으나 현재 주가는 2만 6000원이고, 알레르기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수젠텍의 공모가는 1만 2000원이었으나 현재는 528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IPO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어 VC(벤처캐피털리스트), 엔젤투자자 등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적정가를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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