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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토 드 뮤지끄] 마음 한 켠에 소중하게 간직될 모임 별과 브뤼셀 와플

편안한 목소리에 귀여운 가사…최근 유튜브 공식 채널까지 오픈

2019.11.05(Tue) 17:30:17

[비즈한국] 음악과 디저트에는 공통점이 있다. 건조하고 반복적인 일상을 입가심하기에 적당하다는 것. ‘가토 드 뮤지끄(gâteau de musique)’는 우리에게 선물처럼 찾아온 뮤지션과 디저트를 매칭해 소개한다.

 

사진=모임 별 ‘박쥐는 우리들’ 유튜브 캡처


몇 년 전부터 놀이공원 한복판에서 어린이가 놓친 헬륨 풍선이 하늘에 둥실둥실 떠다니듯 머릿속에 ‘모임 별(Byul.org)’이라는 단어가 맴돌았다. 현대인은 궁금한 것이 생기면 마땅히 검색해보기 마련이지만 손가락 왕자(손가락이 게으른 사람을 일컫는 말)는 그게 어렵다. 

 

진정한후렌치후라이의시대는갔는가(Beer From Hallad) – 모임 별

 

초록색 병에 담긴 맥주를 만드는 홀란드 옆에는 벨기에가 있다. 벨기에에는 와플이 있다. 한국에도 많은 종류의 와플이 있다. 편의점에는 와플 모양의 과자가, 길거리엔 크림과 잼을 듬뿍 발라주는 와플이 있다. 와플 위에 후라이드 치킨을 올려주는 가게도 있다. 와플 위에 크림과 과일을 수북하게 올려주는 카페도 있다. 

 

머릿속에 부유하던 모임 별이란 이름의 실체를 처음 마주친 계기는 최근 ‘So!YoON!’의 앨범을 통해서다. So!YoON!과 함께 작업한 수많은 음악가의 이름 중 ‘모임 별’도 있었다. 

 

zZ’City (Byul.org Remix) – So!YoON!

 

모임 별은 밴드의 이름인 동시에 디자인 컨설턴시의 이름이기도 하다. 모임 별의 음악은 비정기적으로 발간하던 잡지 ‘월간 뱀파이어’와 함께 공개되기도 했었으며 ‘비단뱀클럽’이라는 자체 레이블을 통해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디자인 컨설턴시 모임 별은 일민미술관, 기아자동차, 에르메스 등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멋있는 음악가가 알고 보니 다른 멋있는 직업을 갖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보지만 이렇게 멋있을 일인가 싶다. 밴드 모임 별에는 최근 황소윤이 합류하기도 했다. 

 

세계의 공장(Univeasal Factory) – 모임 별(Byul.org)

 

삼각지에 위치한 초콜릿 왕국, ‘카카오봄’에도 와플이 있다. 초콜릿과 와플이 대체 무슨 연관성이 있는가 하면, 둘 다 벨기에에서 만들고, 고영주 쇼콜라티에가 둘 다 벨기에에서 맛있게 먹고, 한국에 맛보여주고 싶었고, 그래서 배웠다. 수많은 와플 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벨기에에서조차 점점 사라지는 브뤼셀 와플을. 

 

카카오봄의 와플. 사진=이덕 제공

 

모임 별의 음악에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타 연주와 목소리, 약간의 신비로움을 더해주는 전자음이 있다. 조금은 낯설지만 어쩌면 귀여운 가사를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에 슬쩍 숨겨놨다. 누워서 눈을 감고 듣는다면 마음이 편안해지며 잠이 솔솔 올 것이고, 몸을 일으켜 가사를 들춰본다면 반대로 기나긴 새벽을 마주하게 된다. 함께 술이라도 마신다면 술이 취기를 부르고 그 취기는 또 취기들을 잔뜩 불러 모을지도 모른다. 하루를 무난하게 마무리하고 싶다면 핫초코와 함께하는 것이 좋겠지. 잠들기 전에 이는 꼭 닦고. 

 

태평양(Pacific) – 모임 별(Byul.org)

 

카카오봄의 와플은 갓 구워져 나온다. 겉은 바삭한데 그 안에 구름이 숨어있다. 묵직한 커트러리로 한 조각 썰어서 입에 넣고 씹으면 바삭하게 씹히는 동시에 촉촉하고 가볍게 뭔가 입안에서 호로롱 사라지는 기분이 든다. 쉽게 접할 수 없는 귀하고 환상적인 식감이다. 욕심이 많은 나는 여기에 초콜릿과 무화과 젤라또를 곁들였다. 

 

카카오봄의 와플. 사진=이덕 제공

 

모임 별의 음악은 대형 음원사이트에 없기에 아는 사람만 알고 듣는 사람만 들었었다. 이제는 모임 별의 음원을 살 수 있는 사이트도 생겼고 유튜브에 공식 채널도 개설했다.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하나둘 몰려들고 있다. 많은 사람의 마음 한쪽에 소중하게 간직될 음악이다. 나 모임 별 들어. 너도 모임 별 들어? 

 

필자 이덕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두 번의 창업, 자동차 영업을 거쳐 대본을 쓰며 공연을 만들다 지금은 케이크를 먹고 공연을 보고 춤을 추는 일관된 커리어를 유지하는 중. 뭐 하는 분이냐는 질문에 10년째 답을 못하고 있다.​ 

이덕 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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