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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4연임 불가론' 고개 든 까닭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와해 관여 의혹 재판 중…실적부진, 최고 연봉에 만 60세 악재까지 겹쳐

2019.10.30(Wed) 16:21:31

[비즈한국] 오는 12월 삼성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의 ‘​4연임 불가론’​이 여러 악재들로 인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원 사장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데다 실적 부진에 취임 이후 주가 하락 등 녹록지 않은 상황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사진=삼성카드


원 사장은 2014년 1월 취임 이후 2018년 3연임에 성공해 내년(2020년) 3월이 임기 만료다. 2017년 연말 삼성 사장단 인사에 몰아친 ‘60세 퇴진론’에 따라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이 임기를 남겨놓고 2018년 초 모두 물러났다. 

 

이건희 회장의 장기 와병으로 삼성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당시 49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나이를 고려한 삼성 사장단 인사의 새로운 트렌드였다. 

 

원 사장은 출생년도가 1959년생인지 1960년생인지 불분명하지만 당시에는 해당되지 않아 생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삼성 CEO 60세 퇴진론’에 따르면 원 사장의 4연임이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기재된 원 사장의 출생년월은 1960년 2월이다. 그런데 앞서 지난 2013년 말 삼성 사장단 인사 당시 그룹 측이 제공한 프로필을 보면 그의 출생년도는 1959년이었다. 삼성카드에서 주장하는 대로 원 사장이 1960년생이라도 내년 2월이면 만 60세가 된다. ‘삼성 CEO 60세 퇴진론’ 대상이다. 

 

원 사장이 처한 녹록지 않은 경영 상황도 4연임 불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먼저 원 사장은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인사팀 임원 시절 발생한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와해 사건에 사용자 측 인물로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원 사장을 포함해 이 사건 피고인은 모두 32명이다. 이 사건은 2010년부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내부에서 기획돼 실행된 노조 와해가 지난 2013년 노조의 고발로 수면위로 부상했다. 

 

검찰은 지난 2018년 2월 삼성의 ‘​이명박 전 대통령 다스 소송비 대납’​ 의혹 사건과 관련한 삼성전자 본사 압수수색 과정에서 ‘삼성그룹 노사전략’ 문건을 무더기로 입수했다. 결국 검찰의 기소로 같은 해 6월부터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원 사장은 오히려 삼성 내에서 승승장구 행보를 보여 논란을 증폭시켰다. 그는 2011년 삼성전자 인사팀장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2014년 삼성카드 사장으로 취임해 현재까지 장수 CEO 반열에 올라 있다. 

 

CEO는 실적으로 말해야 하는데 삼성카드의 실적이 좋지 않은 점도 원 사장에게 악재다. 삼성카드 순이익은 2017년 3867억 원에서 2018년 3452억 원으로 10% 이상 급감했고,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9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 줄었다. 올 하반기에도 삼성카드의 주 수익 사업인 신용카드와 할부리스사업의 순이익 감소폭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회사의 실적 전망은 어두운 상황이다. 

 

올해 5월을 끝으로 지난 18년간 독점해온 코스트코와의 거래가 현대카드로 넘어가면서 3분기부터 실적 감소에 반영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적 부진에 따라 삼성카드의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원 사장 취임 이후 2016년 9월 한때 5만 5300원으로 정점을 찍은 주가는 올해 10월 30일 기준 3만 3650원으로 추락했다.

 

더욱이 삼성카드의 순이익은 회사 자체적으로 달성한 것이 아니라 20% 안팎을 르노삼성자동차로부터 받은 배당금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논란이 적지 않다. 

 

삼성카드는 프랑스 르노그룹이 삼성자동차 지분 80.1%를 인수한 2000년 이후 르노삼성의 지분 19.9%를 보유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2015년 이후 연 평균 순이익의 70% 안팎을 배당해왔다. 르노삼성은 2015년 결산기준 1400억 원, 2016년 3104억 원, 2017년 2135억 원, 2018년 1552억 원을 배당했는데 이중 5분의 1이 삼성카드에 배당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원 사장은 지난해 24억 4600만 원을 받아 카드업계 CEO 중 가장 많은 연봉을 수령했다. 원 사장은 급여로 9억 1500만 원, 상여금으로 14억 6700만 원을 수령했다. 복리후생비는 6400만 원이었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 관계자는 “실적 부진은 카드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카드업계 전반에서 겪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당사는 상반기 실적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3분기 실적 등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해선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며 “그룹에서 결정하는 CEO 인사나 재판과 관련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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