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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장관 수사에 대형 로펌이 울상 짓는 까닭

삼바 맡은 김앤장 외에 대기업 수사 적어 돈 가뭄 "1000만 원 사건도 환영"

2019.09.30(Mon) 15:56:13

[비즈한국] 조국 법무부 장관을 수사하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를 불만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청와대. 이 과정에 울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대형 로펌들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10대 기업에 오르내리는 기업 중 검찰에 불려가지 않은 곳이 드물다지만, 오너 일가까지 소환되어 처벌을 받은 곳은 한진그룹 한 곳에 불과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가 삼성바이오에서 비롯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수사를 한창 진행 중이지만, 이미 예측 가능했던 수사인 탓에 로펌들에게는 호재가 아니라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러다보니 10대 로펌들 내부는 ‘돈 되는 것은 다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건당 1000만 원짜리 사건도 예전에는 내켜하지 않았었더라면, 이제는 ‘그거라도 어디냐’는 분위기라는 얘기다.

 

지난 23일 검찰 관계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방배동 자택 압수수색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이 조국 장관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대형 로펌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에 매달린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휘 아래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은 대대적인 조국 의혹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처음 사건이 배당됐던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뿐만 아니라 서울중앙지검의 특수1부, 특수3부 검사들은 물론 강력부 검사들까지 충원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박승대 부장검사)도 버닝썬 논란에 연루됐던 윤 아무개 총경 관련 의혹 수사에 동원됐다. 윤 총경이 이번 조국 장관 관련 의혹에 이름을 올린 기업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

 

사실상 서울중앙지검 정예 특수수사 검사들이 총동원된 셈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만이 원래 진행 중이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형 로펌들은 울상이다. 대기업 변호를 주로 하는 로펌들에게 ‘정치인 수사’는 변론 불가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4대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는 “과거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때도 그렇고 몇몇 로펌이 정치 관련 수사를 했다가 정권이나 특정 정치인의 몰락과 함께 고생을 하는 것을 다들 지켜본 뒤 로펌들이 정치 사건은 일체 맡으려고 하지 않는다”며 “정치 관련 사건을 맡고 싶으면 로펌을 나가서 하라고 할 정도로 사실상 내부에서 ‘금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큰돈이 되지 않는 것도 로펌이 정치 사건을 원치 않는 이유 중 하나다. 판사 출신 10대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는 “기업 오너의 소소한 범죄는 수억 원을 받을 수 있지만, 정치인의 복잡한 비리 사건은 수천만 원 이상을 주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변호사가 돈을 벌려고 하면 정치인 사건은 안 맡는 게 맞다”며 “로펌이 정치인 사건을 원치 않는 것은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싶지 않은 것도 있지만 돈이 안 되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대기업 수사는 김앤장뿐…다른 로펌들 ‘한가’

 

자연스레 대형 로펌들은 일감이 없어졌다. 김앤장법률사무소만이 삼성바이오 행정소송과 분식회계 의혹 수사 대응 변론을 맡아 체면치레를 하는 상황이다. 세종도 삼성바이오 증거인멸 의혹 수사 대응을 맡았지만, 수년 전부터 삼성바이오 변론을 전담해온 김앤장이 주도하는 분위기에 세종이 ‘지원’을 하는 구조라는 평이다.

 

삼성바이오 사건 변호를 맡고 있는 한 변호사는 “김앤장이 오랜 기간 자문하면서 삼성바이오의 변론 큰 틀을 다 짜고, 세종만이 일부 사건을 받은 상황”이라며 “그 밖에 대형 로펌들은 현재 오너가 포함된 정도로 굵직하게 돌아가는 기업 수사가 없어 형사팀이 비교적 한가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자연스레 4대 로펌은 물론 10대 로펌까지도 힘들어하는 분위기다. 범죄 구조가 단순한, 1000만 원 규모 사건도 ‘환영’하는 분위기라는 평이다. 최근 검사를 그만두고 나온 10대 로펌 소속 형사팀 파트너 변호사는 “1000만~2000만 원짜리 개인 피고인의 사건은 사실 로펌 입장에서 큰돈이 되지 않는데도 지금은 가지고 오면 환영할 정도”라고 얘기했다. 몇몇 로펌들은 ‘할당’하며 사건을 가지고 오라고 할 정도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앞선 4대 로펌 파트너 변호사도 “내부적으로 1000만 원짜리 사건도 별도로 사유서를 쓰고 나서 맡을 수 있을 정도로 눈치를 봐야 했는데 최근에는 일이 비교적 적다 보니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이광범 채동욱 강찬우 속한 부티크 로펌 ‘대박’

 

그런 가운데 특정 분야에 특화된 부티크 로펌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현 정권과 친하다고 소문난 이광범 대표변호사가 이끄는 LKB파트너스가 대표적이다. 이상훈 전 대법관의 동생이자 노무현 정부 당시 이용훈 대법원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이 대표변호사는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창립멤버이기도 하다. 현 대법원장과 친분이 업계에 알려지면서 최근 법조계에서 ‘최고 몸값’을 자랑한다. 

 

그 외에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합류한 법무법인 서평도 주요 피의자들이 선임을 먼저 희망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는 소문이다. 앞서의 대형 로펌 파트너 변호사는 “대기업들이 처음 사건 상담을 하면서 ‘누구를 함께 끼어서 변호인단을 꾸려달라’고 할 때가 있는데, 그 중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게 채동욱 전 총장의 로펌”이라며 “이런 곳들은 우리가 얘기를 하기도 전에 먼저 ‘거기도 함께 포함시켜 변호라인을 꾸려달라’고 한다. 그 외에 전관 효과를 톡톡히 누린 강찬우 검사장의 법무법인 평산 등 부티크 로펌 중 일부는 정말 ‘수십억 원은 가볍게 벌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잘 나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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