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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꼬리표 김낙순 마사회장의 '혁신과제' 부실 논란

이행 방법론 비공개…마사회 "6월 안 세부과제 확정, 공개만 능사 아냐"

2018.06.07(Thu) 18:56:21

[비즈한국] 지난 1월 19일 임기 3년의 제36대 한국마사회장으로 정치인 출신의 김낙순 회장이 취임했다. 김낙순 회장은 지난 대선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한 데다 말과 관련한 전문성이 전무해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장. 사진=한국마사회


김 회장 취임 100일을 맞아 마사회는 오는 2020년까지 달성할 ‘6대 혁신과제’를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을 찾아볼 수 없어 논란을 증폭시킨다. 일각에선 김 회장이 2020년 4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를 이유로 2021년 1월 만료되는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벌써부터 ​대두되는 상황이다.

 

1949년 설립된 마사회는 36대인 김낙순 회장에 이르기까지 단 한 명도 내부 출신 회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역대 마사회장은 늘 정권 입맛에 따른 낙하산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김낙순 회장은 마사회 임원추천위원회가 회장 지원자들에게 서류 접수(2017년 11월 15일~11월 26일)를 받기도 전에 이미 내정된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인 바 있다. 

 

앞서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마사회 회장에 김낙순 전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마사회 노조조차 조직의 전문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반발하며 조직적인 대응을 불사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김낙순 회장은 말의 품종개량, 말의 사육과 말 산업의 육성이란 마사회 업무와 관련해 전문성도 전혀 없다. 김 회장은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서울시의회 제4대, 제5대 의원을 지낸 후 2004년 17대 국회의원(서울 양천을)을 지냈다. 학력을 봐도 천안농고를 졸업한 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고, 정치학 석사와 문화예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7대 국회의원 시절에도 마사회를 소관하는 국회 농림축산식품위원회에서 활동한 경력이 없다.

 

김 회장은 18대 총선에 출마해 재선을 노렸으나 김용태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후보에게 1%포인트 차이로 낙선했다. 그러다 2010년 12월 시·구의원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벌금 80만 원형을 확정받았다.

 

선거법에 따라 정치인은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을 경우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김 회장은 피선거권은 유지했으나 벌금형을 받은 악재로 인해 2012년 19대와 2016년 20대 총선 당내 경선에서 패배해 출마하지 못했다.

 

그런 김 회장이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선대위원회의 조직본부 부본부장을 맡아 활동했고, 이를 계기로 공공기관인 마사회장에 임명됐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은 지난 5월 3일 취임 100일을 맞아 △말산업 육성 선도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회 공헌 기능 강화 △건전한 놀이문화 조성 △경마 이용자 보호 적극 추진 △장외 발매소 운영혁신 △기관 윤리성·준법성 강화를 골자로 하는 ‘6대 혁신과제’를 발표했다. 마사회는 과제 이행을 위해 2020년까지 1948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마사회는 어떠한 세부적인 방법으로 어떠한 단계를 거쳐 혁신과제를 이뤄 나가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마사회 관계자는 “지난 5월 내부 워크숍 등을 통해 임직원들이 혁신과제 이행에 대한 방법론을 공유했다”며 “세부적인 내용은 6월 안으로 기획실에서 확정해 임직원들에게 제시할 계획이다. 외부에 상세한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반드시 옳다고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혁신과제에는 문재인 정부가 표방하는 ‘적폐청산’ 관련 내용도 찾아볼 수 없다. 현명관 전 회장 시절 마사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비판을 받았다. 삼성 출신인 현명관 전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원로 자문단 일원이었던 이력으로 마사회장에 취임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 전 회장은 삼성이 최순실 씨에게 자금을 건네는 과정에 중요 역할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현 회장 시절 마사회는 박재홍 당시 승마감독이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를 지원하기 위해 독일로 가는 등 각종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과천 경마장 경마 현장. 사진=박은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은 2016년 12월 농림축산식품부 관료 출신인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을 마사회장으로 임명했다. 마사회에서는 2017년 한 해에만 5명의 간부직원을 포함해 말 관리사들이 열악한 근무환경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태와 관련해 고용노동부의 특별감독이 시행됐고, 그 결과 산업안전보건법과 근로기준법 위반사항이 대거 적발됐다. 

 

그런데 이런 상황임에도 이양호 회장은 사태 해결보다는 이번 6·13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자신의 고향인 구미시 행사에 참석해 비난을 받았다. 그리고 취임 1년도 안 된 2017년 11월 이양호 회장은 갑자기 사임했다. 예상대로 이 전 회장은 구미시장 선거에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마사회장들이 전문성 논란에 시달리는 것은 안다. 내부 출신 임원들이 세부적인 업무는 책임경영을 하고 있다.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요하는 부분에 대해선 담당자가 아니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 들어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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