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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매각 초읽기에도 대주주 자베즈의 정체는 '안갯속'

새마을금고·MG손보 "매각은 자베즈의 일"…자베즈 주소지 건물주 "세 준 적 없어"

2018.05.10(Thu) 11:06:48

[비즈한국]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MG손해보험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MG손해보험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으로 전해지지만 MG손해보험의 복잡한 역사가 여러 뒷말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최대주주인 자베즈파트너스(자베즈)의 정체조차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MG손해보험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MG손해보험 본사. 사진=고성준 기자

 

2011년 12월, 금융위원회는 그린손해보험(현 MG손해보험)에게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요구)를 의결했다.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는 이유였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11년 9월 말 기준 그린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RBC)은 52.6%로 주요 손해보험사 중 최하위였다. RBC는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험회사의 경영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다. 

 

2012년 3월 7일, 금융위는 그린손해보험에 2012년 3월 말까지 △RBC 100%를 달성할 수 있는 규모 이상의 유상증자 단행 △인핸스먼트컨설팅코리아(당시 그린손해보험 최대주주) 등 관계자가 보유한 주식지분에 대해 3자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 3자가 대주주 승인 신청을 완료할 것 △RBC 100% 이상을 유지할 수 있는 추가 자본확충계획 마련을 요구했다.

 

여기서 눈길이 가는 부분은 지분 매매계약이다. 당시 신안그룹이 그린손해보험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실사를 거쳐 보니 양측이 제시한 가격 차이가 수백억 원에 달했다”는 이유로 인수를 철회했다. 금융위가 제시한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못한 것이다.

 

그린손해보험은 경영개선계획을 다시 제출했지만 금융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2년 7월 금융당국은 그린손해보험 임원의 업무집행을 정지하고 관리인을 선임했다. 또 예금보험공사에 의한 공개매각을 진행했다.

 

그린손해보험 인수전에 참가한 곳은 새마을금고, 삼라마이더스(SM)그룹, CXC그룹, 세 곳이었다. 새마을금고는 사모펀드 운용사 자베즈를 전략적투자자(SI)로 끌어들여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했다.

 

보험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보험회사 대주주는 부채비율이 300% 이하여야 한다. 2014년 말 새마을금고중앙회의 부채비율은 3195.47%에 달했다. 이전 연도의 경영현황은 공개하지 않아 2011년 말의 부채비율은 알 수 없지만 회원 자금으로 운용하는 사업 구조상 부채비율이 300% 이하였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새마을금고가 그린손해보험을 직접 인수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자베즈는 ‘자베즈제이호사모투자전문회사’를 통해 자금을 모아 ‘자베즈제이호유한회사’를 설립, 2013년 초 그린손해보험 인수에 성공해 사명을 MG손해보험으로 변경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자베즈제이호사모투자전문회사에 400억 원(약 22.21%)을 출자했다. 

 

2013년 8월 자베즈제이호사모투자전문회사에 400억 원을 출자한 대유에이텍은 출자한 지분 전량을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매각했다. 당시 대유에이텍은 “사업역량강화를 위한 현금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대유그룹 고위 관계자는 “MG손해보험 인수 당시 대유와 자베즈 사이에 좋지 않은 일이 있어서 (대유에이텍은) 잠깐 들어갔다가 발을 뺐다”고 밝힌 바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가진 자베즈제이호사모투자전문회사 지분의 규모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지만 지분율은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우리는 간접투자자로 참여했기에 MG손해보험 경영권은 행사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자베즈가 MG손해보험도 정리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MG손해보험 매각의 키를 쥐고 있는 자베즈는 외부 노출을 꺼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박형민 기자

 

자베즈는 MG손해보험 인수에 성공했지만 2014~2017년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MG손해보험은 손실을 메우기 위해 지난해 계열사 토마토디앤씨와 역삼동 빌딩을 매각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자회사 MG인베스트먼트도 매각했다. 

 

금융권에서는 자베즈가 MG손해보험도 정리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한 사모투자펀드가 MG손해보험에 관심이 있다는 구체적인 이야기도 들린다. MG손해보험 관계자는 “RBC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맞춰야 하기에 부실 자산 같은 경우 매각할 수 있는 건 매각하고 있다”며 “MG손해보험 매각은 대주주 측에서 정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MG손해보험 매각에 대해 “대주단이나 자베즈에서 담당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MG손해보험 매각의 키를 쥐고 있는 자베즈는 외부 노출을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자베즈가 대우건설 인수전에 나섰을 때 ‘한겨레’는 “자베즈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황급히 철수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신분 확인을 요청하자 한화증권 직원이라고 답했지만 한화증권에선 자신의 회사 직원이 아니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현재 자베즈는 서울시 중구에 사무실이 있다. 언론 취재에는 일절 응하지 않는다. 특이한 점은 MG손해보험의 서류상 최대주주인 자베즈제이호유한회사가 자베즈나 새마을금고와 전혀 상관없는 마포구 A 빌딩 지하 3XX호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자베즈가 설립한 다른 회사인 이프리엠제1호 사모투자전문회사, 이프리엠제2호 사모투자전문회사, 이프리엠제4호 사모투자전문회사의 주소지도 모두 A 빌딩 지하 3XX호다.

 

A 빌딩 지하 3XX호는 부동산 회사인 H 사 소유다. 인근 상가 입주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까지 H 사 관계회사인 M 사가 지하 3XX호에 입주했다가 약 한 달 전부터 미디어업체 B 사가 이곳에 들어왔다. H 사 관계자는 “우리가 자베즈에 세를 내준 적은 없다”며 “국민연금 등에서 생판 모르는 이름의 회사를 수신자로 해 각종 우편물을 보내기도 해서 반송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컨설팅 회사 자베즈어드바이저리의 주소지도 이상하다. 자베즈어드바이저리는 박신철 전 자베즈 대표가 2009년 설립한 회사로 현재 박 전 대표의 부친 박영호 씨가 유일한 사내이사로 있다. 자베즈어드바이저리의 서류상 주소는 강남구에 있는 C 오피스텔 7XX호다.

 

자베즈어드바이저리의 서류상 주소인 강남구 C 오피스텔 7XX호 우편함에 국세청과 은행 등에서 보낸 우편물이 쌓여 있는 것으로 보아 사무실에 실제 출근하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박형민 기자

 

‘비즈한국’은 지난 9일 이곳을 방문했으나 아무도 없었다. 7XX호 우편함에 국세청과 은행 등에서 자베즈어드바이저리에 보낸 우편물이 쌓여 있는 것으로 보아 사무실에 실제 출근하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MG손해보험 인수에 참여했던 인물들은 공교롭게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이 있다. 박영우 대유그룹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자베즈를 설립한 박신철 전 자베즈 대표는 박영우 회장의 조카다. MG손해보험 매각을 진행한 김주현 전 예보 사장은 박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씨와 고교 동창이다.

 

그간 M&A 업계와 정치권에서는 자베즈에 대해 각종 의혹을 제기했지만 명확하게 해소된 건 없다(관련기사 ‘박씨 일가의 그림자’ M&A 이슈메이커 자베즈파트너스의 정체).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사모펀드에는 누가 얼마를 출자했는지 알 수가 없어서 우리도 몇 차례 사모펀드를 조사해봤지만 실소유주를 밝혀내는 건 매우 어렵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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