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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CJ가 이재환, 여자 번호 따오라 지시" 다른 수행비서 추가 폭로

제대로 된 처우도 못 받아 자괴감…이 대표 직접 '비즈한국'에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

2018.04.20(Fri) 17:10:04

[비즈한국] CJ그룹 회장의 친동생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가 수행비서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구설에 오른 가운데, 다른 전직 수행비서들로부터 추가 폭로가 나왔다. 

 

전직 비서들은 이 대표가 유전병을 앓는 탓에 몸이 불편해서 내린 것으로 볼 수 없는 지시들을 따르면서도, 기준 없는 연봉책정과 초과근무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비즈한국’과 만난 전직 비서들은 “자괴감이 들 정도로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환 대표는 직접 ‘비즈한국’에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추가 폭로된 내용은 이 대표가 외부 일정을 소화하는 과정이나 자택에서 비서들에게 지시한 일들이다. 전직 비서들에 따르면, 이 대표는 평일에도 자택이나 외부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다. 평균 일정은 오전에는 요가나 운동을 하거나 병원을 다녀오고, 오후에는 식사를 하고 휴식시간을 가진다. 회사 출근은 보통 하지 않는다.

 

최근 갑질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 그의 전직 수행비서가 추가 폭로를 했다. 사진=연합뉴스

 

# 이재환 대표, 수행비서 업무와 관계 없는 지시 잦아

 

이 대표의 전직 비서 A 씨는 지난 19일 밤 ‘비즈한국’과 만나 “운전하는 도중에도 이해할 수 없는 지시를 했다”며 “자동차로 이동하다 밖에서 사람들이 호떡이나 간식을 먹고 있으면 갑자기 차를 세우라고 한 뒤 ‘뛰어가서 어디서 샀는지 물어보고 똑같은 걸 사오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디서 샀느냐고 물어보면 사람들이 놀라거나 당황하기도 한다. 어떻게든 알아서 가야 하니 길거리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전직 비서들은 ​모르는 여성의 전화번호를 비슷한 방식으로 얻어내야 하는 경우도 잦았다고 털어놨다. 다른 전직 비서 B 씨는 20일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명품관이나 고급 레스토랑 등에서 근무하는 여직원이 마음에 들면 가서 전화번호를 받아오라고 했다”며 “여직원에게 가서 이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고 ‘비서로 채용할 테니 번호를 달라’는 식으로 이 대표의 말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 과정에서 번호를 받은 일부 여성들에게 실제로 “비서 면접을 보러 오라”고 연락했고, 이들이 승낙하면 직접 면접을 챙겼다. 이런 방식의 면접은 지난 2월 ‘비즈한국’의 단독보도(관련기사 [단독] 'CJ 오너 일가'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의 황당한 여비서 면접)와 연결되는 대목이다.

 

취재 과정에서 연락이 닿은 여비서 면접자들과 전직 비서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수년간 이 대표가 비서 면접을 직접 챙긴 기간 동안 최소 100명 이상 면접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번호 따기’ 형태로 입사 지원자를 모으면서 숫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원자와 경기도 일대에서 드라이브를 하거나 서울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방식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일부 지원자들은 업무와 관계없는 질문에 대답해야 했고, 이 대표의 회사 집무실에서 노래를 하거나 “일어나서 뒤로 돌아보라”는 지시에 따라야 했다. 이에 대해 당시 이 대표는 CJ파워캐스트를 통해 “채용 과정에서 부적절한 처신으로 인해 고통을 느낀 면접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비즈한국’에 전했다.

 

CJ파워캐스트 내부 직원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A 씨는 “이 대표의 자택에는 CJ파워캐스트 전 직원의 좌석 배치도가 있다”며 “점심시간이 되면 비서들은 이 배치도를 보고 여직원에게만 전화를 걸어 ‘이 대표와 점심식사를 하겠느냐’고 물어야 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CJ파워캐스트 직원은 “전화를 받은 직원들이 있다. 대부분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대표와 함께 부동산을 보러 갈 때면, 비서들은 그를 업고 이동해야 했다. 전직 비서 B 씨는 “경기도 양평 일대나 강원도 등에 부동산을 보러 여러 차례 오갔다”며 “이 대표는 차로 들어갈 수 없거나 울퉁불퉁한 길을 걸어야 하는 일이 생기면 비서들에게 업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대표를 업고 언덕을 오르거나 비포장된 길을 다녀야 했다”고 말했다.

 

자택에서도 비서들은 수행 업무와 관계없는 지시에 따라야 했다. ‘비즈한국’에 제보한 전직 비서들은 공통적으로 “최근 구설에 오른 ‘요강 닦기’뿐만 아니라, 일부 비서는 매일 마사지를 1~3시간 해야 했다. 양말을 벗기고 신겨 주거나 샤워를 하고 나오면 속옷을 챙겨주는 등의 일도 했다”고 입을 모았다.

 

B 씨는 “이 대표가 신경근육계 유전병을 앓기 때문에 업어달라는 등의 개인적인 지시들은 몸이 불편해서 내리는 측면도 있다. 욕설이나 폭언도 거의 하지 않는다”면서도 “가장 가까이서 대표를 수행하는 비서이기도 해서 초반엔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기도 했지만, 앞서와 같은 몸 아픈 것과는 관계없는 지시들이 계속 늘면서 견딜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 수행비서, 고된 업무에도 연봉은 쥐꼬리

 

비서들은 앞서와 같은 ‘수행 업무’를 하면서도 기준 없는 연봉 책정이나 초과근무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수행비서들은 정규직 비서로 채용됐지만, 실제로는 비정규직 형태로 근무하며 6개월,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했다. 수행비서들은 주 6일제로,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 근무인 오전조, 오후 12시부터 밤 9시 근무를 하는 오후조로 나뉜다. 

 

퇴근 시간이 지켜진 경우는 거의 없다. 전직 비서들의 말을 종합하면 평균 퇴근 시간은 밤 10시나 11시였다. 하지만 야근수당이나 초과근무수당 등은 없다. ‘비즈한국’이 입수한 수행비서 연봉계약서에도 이 내용은 명시돼 있지 않았다.

 

비즈한국이 입수한 수행비서의 계약서. 정규직, 비정규직 등의 정보는 명시돼 있지 않다.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2005년 이재환 대표가 설립한 옥외광고대행 회사다. 2016년 CJ파워캐스트와 함께 CJ올리브네트웍스에 흡수합병 됐다. 현재 비서진은 재산커뮤니케이션즈 시절 채용된 수행비서와 최근 수년 사이 채용된 신규 비서진으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수행비서들이 몇 차례 회사 내부에 문제제기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특히 새로 계약하는 과정에서 수행비서들이 ‘정규직으로 듣고 입사했는데, 전환은 언제 되는 거냐’고 물으면 이 대표나 비서팀장은 ‘네가 부족한 점이 있어 나중에 전환하겠다’고 말했다”며 “그동안 몇 차례 비서팀장에게 상담을 요청하거나 불만을 이야기했지만 팀장은 이를 무시하거나 묵인했다. 이야기해도 달라지는 게 없어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비서진은 개인 수행원들로 구성돼 외부에 노출이 되지 않는다. 비서진은 CJ파워캐스트 ‘전략추진팀’ 소속 총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수행비서와 운전사, 외국어 담당 비서를 비롯해 개인 마사지사 등이 포함돼 있다. 

 

최근의 여러 논란에 대해 이재환 대표는 직접 ‘비즈한국’에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해 사과드립니다”라며 “부적절한 처신으로 고통을 느낀 비서진에게도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문상현 기자 m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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