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흔들리는 스타트업 신화 '딩고' 메이크어스에 무슨 일이…

거액 투자받고 방만 경영 지적…우상범 대표 "올해 흑자전환 가능"

2017.07.07(Fri) 19:09:25

[비즈한국] 스낵비디오, 세로라이브, 이슬라이브 등 인기 콘텐츠와 통합 구독자 수 2500만 명를 확보한 딩고 페이스북 채널로 유명한 모바일 방송국 ‘메이크어스’가 흔들리고 있다. 창립 초기 함께한 C레벨 임원들이 대부분 퇴사한 것은 물론, 지난해에는 무려 100명여 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그만두고 새로 채용됐다.

 

지난 2015년 콘텐츠 스타트업으로는 이례적으로 202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신화를 기록한 메이크어스는 이듬해 무려 120억 원가량의 적자를 냈다. 설상가상으로 메이크어스를 잘 아는 업계 관계자들은 회사 사정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어떤 사정이 있었던 것일까. ‘비즈한국’이 추적했다.


# 지난해 직원 100명 물갈이…임원도 줄줄이 퇴사

 

감사보고서에서 드러난 메이크어스의 2016년 당기순손실은 약 124억 원, 2015년에는 106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2015년 11월 투자받은 202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큰 손실 규모다.

 

스타트업 특성상 적자는 당연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세계적인 유통 기업 아마존 역시 7년 연속 적자를 낸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메이크어스는 손실 대부분이 인건비와 관리비에 치중돼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현재 메이크어스의 직원 수는 자회사 포함 240명 정도. 하지만 국민연금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크레딧잡과 메이크어스 측에 따르면 지난해 퇴사자는 1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비슷한 수준의 충원이 이뤄졌다. 회사 절반 가까운 직원이 물갈이 된 셈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메이크어스 건물. 강남구청역과 선정릉역 사이에 위치한 이곳 지역의 건물 임대비는 상당히 비싼 편이다. 사진=메이크어스 홈페이지

 

이처럼 퇴사자가 많은 이유는 핵심 임원들의 이탈과도 연관이 많다는 지적이다. 전직 메이크어스 관계자들은 임원들이 퇴사 후 회사를 창업하면서 메이크어스에서 함께 일한 팀원들을 영입하거나, 혹은 집단으로 동반 퇴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고 말했다. 한 메이크어스 퇴사자는 “같은 날 기업 메신저 리스트에서 직원 10여명이 동시에 사라지는 일이 발생해 직원들 사이에서 술렁인 적이 있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 퇴사한 이사나 실장급 임원만 10명 가까이 되며, 이들은 세로라이브, 스낵비디오, MCN, 미디어커머스 등 회사의 간판급 프로젝트를 총괄했던 인물 들이다. 뿐만 아니라 재무, 개발, 홍보 등 회사의 핵심 지원 부서들의 임원들도 줄줄이 퇴사했다.

 

매출 대비 고정비용도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다. 건물 임대비와 관리비만 10억 원이 넘는다. 직원이 적지 않다보니 복리후생비, 교통비, 통신비 등 각종 부대비용도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벤처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스타트업이 거액의 투자를 받으면 임원들의 퇴사가 현저히 줄어드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메이크어스는 오히려 그 반대라 의아하다”며 “내부에 어떤 갈등이나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닌가 짐작 된다”고 말했다.

 

# 해외진출 성과, 언제 나올까

 

메이크어스는 지난 2015년 11월 DSC인베스트먼트, KTB네트워크, 캡스톤파트너스,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쟁쟁한 벤처캐피탈로부터 202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직후 인도네시아 법인 설립 및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요우쿠투도우’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는 등 활발한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했다. 지난해 1월 메이크어스가 개최한 비전선포식에는 샤오쥔 요우쿠투도우 부회장이 방한하는 등 높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해외에서 이렇다 할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중국 요우쿠투도우에 개설된 딩고의 구독자 수는 1만 4000명 정도. 중국 시장규모와 1년 6개월이라는 기간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미비한 숫자다. 이에 대해 메이크어스 측은 이는 딩고 채널 숫자일 뿐, 지금까지 자체 육성한 중국 크리에이터들의 구독자 수를 합치면 대략 1000만 명에 달한다고 해명했다.

 

요우쿠투도우에 개설된 딩고 채널. 중국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구독자 수 1만 4000명은 무의미한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진=요우쿠투도우 캡처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 역시 현지 법인까지 설립할 정도로 공을 들였지만 아직까지 내세울 만한 성과는 없다. 하지만 해외 진출 과정에서는 적잖은 비용이 투입됐다. 감사보고서에서 드러난 해외시장 개척 비용은 5억 원. 여기에 직원 인건비 등을 합치면 손실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는 중단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다른 퇴사자는 “어느 날 갑자기 직원들에게 인도네시아 법인 발령이 나왔다가 다시 취소되는 등 혼란한 분위기였다”며 “매번 회사의 결정이 주먹구구식으로 결정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 우상범 메이크어스 대표 “올해 흑자전환 가능”

 

감사보고서나 퇴사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메이크어스의 재무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우상범 메이크어스 대표는 상반기에만 약 1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며, 하반기가 전통적인 광고 성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 및 신규 시장 개척 등으로 인해 비용이 많이 투자됐지만, 올해는 광고 매출이 크게 늘고 있어 좋은 실적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우 대표는 ‘비즈한국’과의 전화 통화에서 퇴사자가 많은 원인에 대해 “모바일 플랫폼 사업을 종료하면서 조직개편이 불가피했다”며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퇴사한 적은 있지만 그것을 집단 퇴사로 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우상범 메이크어스 대표는 12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사진=메이크어스 홈페이지

 

해외사업과 관련해 우 대표는 “인도네시아는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회사 입장에서는 공격적인 투자는 할 수 없어 지켜보고 있다”며 “중국은 진출 직후 사드 문제가 터져 주춤했지만 이제 다시 본격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업계가 메이크어스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많은 벤처캐피탈이 콘텐츠 비즈니스 투자에 소극적인 가운데 메이크어스가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낸 것 자체가 상징성이 대단히 크기 때문이다. 한 콘텐츠 스타트업 관계자는 “그동안 미디어 혹은 콘텐츠 관련 스타트업에 대해 많은 벤처캐피탈이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메이크어스의 성패가 다른 스타트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좋은 선례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핫클릭]

· [단독] '최순실빌딩' 8천만원 가압류 고위공무원 가족의 하소연
· 변호사 등기 싹쓸이 사건이 '사무원 수' 논란 부르는 까닭
· [풀스토리] 변호사 명의 빌려 등기 3만 건 싹쓸이, 실화냐?
· 대박 신화 뒤에 감춰진 '미디어커머스'의 딜레마
· "수지가 직접…" 통합 구독자 2000만 '딩고'의 성공비결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