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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욱 경제팩트] 심리적 편향으로 본 주식시장

강세장에서 과신, 약세장에선 비관…기업 이익 흐름에 초점 맞춰라

2017.07.03(Mon) 13:45:08

주식투자 할까 말까. ​6년 만에 ​강세장이 오자 많은 사람이 다시 주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사진=비즈한국DB


[비즈한국] KOSPI 2400마저 돌파하는 강세장이 6년 만에 나타나자 수많은 사람들이 주식에 관심을 가지는 듯하다. 그리고 주식투자를 할지 말지 고민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질문은 “지금이 꼭지 아닙니까?”이다. 자기가 매수하면 항상 꼭지였다는 한탄도 곁들어진다.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책이 ‘초과수익 바이블’이다. 이 책 37쪽의 ‘그림 4’는 투자자라면 꼭 한 번 볼 필요가 있다. 그림을 보는 방법은 간단하다. 시계 반대방향으로 시장은 순환하며, 시장의 순환에는 사람의 심리적 편향이 개입한다. 최근 한국 주식시장에 어떤 심리적 편향이 부각되는 상황인지, 한번 살펴보자.

 

‘초과수익 바이블’ 37쪽에 나오는 ​‘​그림 4. 시장순환주기에 나타나는 인지 편향과 심리’​. 그래픽=이세윤 디자이너


최근 주식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편향은 ‘패턴 찾기’다. 사람들이 최근 추세를 연장해서 예측하는 탓에 시장의 상승세와 하락세가 더 강해진다. 이렇게 똑같이 예측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강세장 정점은 더 과열되고, 약세장 바닥은 더 냉각된다. 최근 주변 사람들이 주식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패턴 찾기 편향’에 원인이 있을 것이다. 주식시장이 7개월 연속 상승하니, 상승 흐름이 앞으로도 지속되지 않겠냐는 기대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 

 

패턴 찾기 못지않게 중요한 편향이 바로 ‘과신과 통제 착각’이다. 강세장에서 돈을 벌면 사람들은 자신이 천재라고 믿기 시작한다. 강세장이 진행됨에 따라 이들은 더 많은 위험을 떠안아도 불안해하지 않는다. 이 부분은 아직 괜찮아 보인다. 왜냐하면 차입을 통해 주식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은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신용융자의 절대 규모는 급증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역사적인 평균 수준 혹은 시가총액의 규모에 비해 아직 높은 편이라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시장이 아직은 ‘흥분’ 상태에 빠져 있지 않다고 판단하는 또 다른 근거는 확증 편향이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확증 편향이란, 자기가 ‘바라는 정보’만을 듣고 싶어 하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한다. 사람들이 확증 편향에 빠지는 순간, 시장은 과열 혹은 패닉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강세장에서는 사람들이 호재만 듣고 싶어 하며, 강세장이 이어진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만 귀를 기울인다. 이에 따라 사람들의 확신이 더 커져서 상승세가 지속된다. 반대로 약세장에서는 사람들이 악재만 바라보며, 비관론자들에게 관심을 집중한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겁을 먹고 위험을 더 회피하게 된다.  

 

이런 면에서 보면, 최근 한국 주식시장은 확증 편향이 두드러진 시기는 아닌 것 같다. 끊임없이 ‘위기설’이 유포되며,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금방이라도 붕괴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비관론을 추종하는 사람들도 꽤 눈에 띄는 등 만장일치의 상승 분위기는 아니라고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시장은 ‘그림 4’의 오른쪽 아래의 심리적 편향, 즉 ‘앵커링’ 현상의 영향이 주도적인 시기인 것 같다. 여기서 ‘앵커링’이란, 과거의 경험(특히 과거의 폭락 경험 등)을 기준으로 삼는 경향을 가리킨다. 앵커링은 다음과 같은 매매를 촉발하는 경향이 있다.

 

(1) 매수 원가를 기준으로 삼아, 손실이 발생하면 계속 보유하고 이익이 발생하면 지나치게 서둘러 팔아버린다.

(2) 과거 주가를 기준으로 삼아 주가가 싸거나 비싸다고 판단한다. -본문 31쪽

 

지금 주식시장의 참가자들은 2016년까지 한국 주식시장을 지배했던 패러다임, 즉 KOSPI 1800~2000포인트의 박스권만 기억한다. 그래서 자꾸만 “주가가 조정 받으면 매수할 계획이야”라는 말을 반복한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과거 저점을 볼 때에는 펀더멘털의 변화, 다시 말해 ‘이익의 동향’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2016년 6월의 저점(1,892.75pt)은 영국의 유로존 이탈, 이른바 브렉시트 때 형성되었다. 브렉시트의 충격이 워낙 컸었지만, 주식시장이 하락한 것은 바로 수출 부진 때문이었다.

 

수출이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애널리스트들의 이익 전망이 계속 하향 조정되다 보니 사소한 외부충격에도 급락하는 등 ‘체력’이 약화되었던 것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2016년 여름을 고비로 한국 수출이 서서히 회복되자, 주식시장은 브렉시트의 충격을 극복하고 본격적인 상승세를 기록한 바 있다. 따라서 직접 저점으로의 ‘회귀’ 가능성을 기대하기보다 현재의 수출 회복세, 더 나아가 기업 이익의 개선 흐름이 지속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한국 기업이익(주당순이익)과 수출증가율.


참고로 7월 1일 발표된 한국의 6월 수출은 514억 달러를 기록하여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3.7%나 늘어났다. 특히 6월 초의 연휴 등을 감안한 일 평균 수출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7% 증가한 것을 감안할 때 한국 주식시장은 아직 ‘저점’으로의 회귀를 걱정할 때는 아닌 것 같다.​

홍춘욱 이코노미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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