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100만 구독자 '셀레브' 알고 보니 90만이 동남아인

광고제안서에는 '자발적' 구독자 100만…셀레브 "회사소개서 수정할 것"

2017.06.23(Fri) 18:53:40

[비즈한국] 최근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셀레브’라는 페이지가 있다. 셀레브는 “미치세요, 하고 싶은 것에. 셀레브가 당신을 응원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각 분야에서 도전하는 사람을 조명해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셀레브가 강조한 구독자 100만이라는 숫자가 대부분 동남아시아 유저라는 게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출범한 셀레브는 100만 구독자로 큰 화제를 모았다. 사진=셀리브 홈페이지 캡처


셀레브는 힙합 아티스트, 유명 디자이너, 투자심사역 등 새롭게 도전해 성공한 사람들을 다뤄 화제가 됐다. 페이스북에서 큰 화제를 모은 셀레브는 10만 구독자를 넘은 지 한 달이 채 안 된 시점에 100만 구독자를 달성했다. 한국어권 페이스북 페이지 중 100만 구독자를 달성한 페이지는 많지 않아 100만은 일종의 ‘초대박 페이지’의 상징적인 숫자로 인식된다. 

 

하지만 ‘도전’, ‘열정’을 강조한 셀레브의 성격과는 달리 구독자는 대부분 동남아권 사용자로 드러났다. 한국 미디어 계정에 동남아 사람들이 좋아요를 누르고 팔로우를 한다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은 아니다. 동남아권 지역의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페이지 광고가 뜨면 일단 좋아요를 누르고 보는 습성이 있는 데다 한류 열풍으로 한글을 몰라도 한국 콘텐츠에 좋아요 누르는 사용자가 많다. 

 

이 점을 이용해 페이지 광고 타깃을 동남아 국가로 설정하면 순식간에 많은 팔로어를 얻어낼 수 있다. 또한 ‘좋아요 공장’​이 동남아권에 몰려 있는 탓에 돈을 주고 좋아요를 산 페이지의 인구 분포는 인도네시아나 필리핀에 편중된다. 셀레브가 좋아요를 구매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는 이유다. 

 

지난 16일 기준 글로벌 소셜미디어 분석업체 소셜베이커스 자료에 따르면 셀레브의 구독자 대부분은 동남아시아 사용자였다. 사진=소셜베이커스 캡처


글로벌 소셜미디어 분석업체 소셜베이커스 자료에 따르면 ​16일 현재 ​셀레브에 좋아요를 누른 한국어 사용자는 채 10만 명이 넘지 않았다. 약 67만 명이 인도네시아 사용자, 약 24만 명이 필리핀 사용자였다. 셀레브의 인구 분포상 3번째인 한국 사용자는 약 9만 9000명이었다. 

 

셀레브 관계자는 “좋아요를 구매한 것은 아니다. 동남아권에서 반응이 좋은 콘텐츠가 있어 동남아 타깃으로 광고를 집행했다. 그 콘텐츠들이 반응이 좋아 동남아 유저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SNS에서 수십만 구독자 페이지를 운영하는 A 씨는 “한국인이 출연하는 영상을 동남아 타깃으로 광고를 돌리면 한 달 만에 100만이 될 수 있다고 해도 그렇게 100만을 만드는 건 편법이다. 그렇게 100만을 만든 뒤 ‘백만 명이 즐겨보는 인터뷰’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100만 페이지 기준으로 광고를 받은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다른 수십만 구독자급 페이지를 운영하는 B 씨도 “구독자를 구입하거나 동남아 타깃으로 광고를 집행한 경우는 공공연하게 꽤 있어왔지만 90%가 동남아권 사용자 인구분포는 흔치 않은 경우다”라고 귀띔했다. 

 

한 대기업 홍보 담당자는 “인도네시아가 우리나라보다 인구는 훨씬 많지만 인터넷 보급률이 높지 않아 인터넷 사용자를 계산하면 두 배, 세 배 월등하게 많지 않다. 한국어 페이지를 한국인보다 더 많이 좋아할 리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셀레브가 광고주들을 위해 배포한 미디어킷에는 특별한 마케팅이나 광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진=셀레브 미디어킷 캡처


셀레브의 해명이 맞다고 하더라도 의문은 남는다. ‘비즈한국’이 입수한 셀레브의 광고제안서를 보면 “특별한 마케팅 활동 없이 약 100만 명의 SNS 팬을 확보했다”며 “광고를 통한 팬 확보가 아니기에 이들의 자발적 게시물 공유에 따른 부가적인 마케팅 효과가 더 크다고 분석한다”고 홍보했다. 

 

셀레브의 이 같은 홍보 문구를 봤을 때 100만 명의 SNS 팬을 확보했다는 점을 홍보하기 위해 동남아 대상 광고를 집행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계속된다. 광고 의도와 별개로 ‘마케팅 활동 없이’ ‘광고를 통한 팬 확보가 아니기에’ ‘자발적’이라는 문구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셀레브 측은 “​아시아 콘텐츠 미디어로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어 첫 타킷을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시청자로 설정하고 팔로어 증대를 위한 광고를 진행했다”​면서 “​지적한 내용을 반영해 회사소개서는 전면적 수정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김태현 기자 toyo@bizhankook.com


[핫클릭]

· 최태원 SK 회장이 검찰의 '귀인'이었던 까닭
· 장하준 교수 인터뷰② "5년 내 효과 보려면 복지 강화가 답"
· 장하준 교수 인터뷰① "재벌은 전 국민 위한 경영을 해야 한다"
· "상한가간다" 무차별 문자 살포의 끝은 '개미지옥'
· 'O2O 홍수' 한 발 더 빠른 서비스를 찾아서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